해위가 고고학을 선택한 이유는
“인간의 도리를 깨우쳐 주는 학문”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윤보선은 글래스고(Glasgow University)와 퀘이커교에서 운영하던 우드브룩 칼리지 (Woodbrooke College)를 거쳐 스코트랜드의 명문대학인 에딘버러 대학교(The University of Edinburgh)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다.

해위는 고고학의 세계적 석학인 고든 차일드 (Vere Gordon Childe)의 제자이다.

해위가 고고학을 선택한 이유는 “인간의 도리를 깨우쳐 주는 학문”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이 말은 근대 철학의 바탕을 이룬, 영국의 철학가이며 정치가요, 영어 문장의 대가였던 베이컨(Francis Bacon)의 말이었다. 베이컨은 가장 ‘인간적인 학문’으로 역사학을 꼽았었다. 이 인간화’의 문제는 아산의 해평 윤씨가문의 교육이요 윤보선이 이루어야 할 평생의 명제였다. 윤보선은 이곳에서 상류계급의 희생적인 책임의식을 가장 고귀하게 여기는 영국식 민주주의를 배웠다. 사대부가의 후손인 윤보선과 잘 맞는 곳이었다.

영국에서 돌아온 후, 윤보선은 해방될 때까지 10여 년을 안국동 집에서 칩거 했다. 그 때는 일제에 충성을 강요당하던 시절이었다. 그 상황에서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지하로 숨거나 이 땅을 떠나는 것이었다. 칩거와 운둔은 당시 이 땅에 살던 지식인들의 유일한 비폭력 항일 방식이다.